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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타이탄즈 시즌2 감상평 (스포 약간)

안녕하세요. 오렌지킹입니다.

 

여러분은 DC와 마블 어느 쪽을 더 좋아하시나요?

 

DC와 마블 모두 각자의 세계관 속에서

여러 영웅들이 서로 돕고, 맞붙고, 지지고 볶고 하는 재미가 있지만

그런 면에서는 마블이 많이 앞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블이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저는 양측 모든 영웅들을 통틀어

"배트맨"과 "배트 패밀리" 이야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1989년, 팀 버튼과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부터

발 킬머, 조지 클루니의 배트맨,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과 크리스찬 베일의 다크 나이트 시리즈까지

 

제가 정말 옛날 사람이라...TV 시리즈 배트맨도 기억나요 ㅋㅋㅋ

그래서 평소에는 마블 유니버스에 열광하면서도

배트맨 관련 영화, 드라마는 꼭 챙겨보는 편입니다.

 

가장 최근까지 재밌게 본 시리즈는

배트맨 프리퀄...혹은 펭귄 비긴즈(ㅋㅋ)라고 불리는

"고담"입니다.

 

 

영화, 만화에서는 항상 도움만 요청하는 짐 고든 서장의 젊은 시절 이야기,

어린 브루스 웨인과 싸움 잘하는 집사 알프레드,

그리고 무엇보다 고담의 악당들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포커스를 맞춘 것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물론...고담 시즌 5(피날레)가 모든 걸 망쳐버리기 전까지 말이죠...

서론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왜 망쳤는지에 대해서는

타이탄즈를 이야기하면서 덧붙이겠습니다.

 

 

넷플릭스의 타이탄즈(국내는 타이탄)는

배트맨의 사이드킥, 로빈을 중심으로

다른 DC 히어로들의 사이드킥들과 새로운 동료들이 힘을 합쳐 악에 맞서는

이른바, 저스티스 리그의 마이너 리그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이 타이탄즈...도 역사가 깊습니다.

타이탄즈, 뉴 타이탄즈, 뉴 틴 타이탄즈, 그리고 아이들 만화인 틴 타이탄즈 고! 까지...

 

로빈, 스타파이어, 비스트 보이, 레이븐, 사이보그

(그밖에도 원더 걸, 스피디, 아쿠아래드 등등...)

원작도 DC 세계관이 복잡해짐에 따라 상당히 복잡한 과거와 현재를 갖고 있는데요.

 

넷플릭스 타이탄즈는 배트맨의 사이드킥이자

1대 로빈인 딕 그레이슨의 정신적 성장기와 어두운 과거 등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로빈이 주인공이나 나름 없습니다)

 

시즌 1 시작 배경은

딕 그레이슨이 이미 배트 케이브/웨인 저택에서 나와

디트로이트에서 경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낮에는 경찰, 밤에는 로빈으로 활동하죠.

 

그러다 몇 가지 사건에 휘말리면서

시즌 1의 동료들, 레이븐, 스타파이어, 비스트 보이를 만나게 되고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그가 뭔가 어두운 과거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왜 배트맨과 헤어졌는지, 그리고 새로운 멤버들을 만나기 전에도

이미 원더 걸, 호크, 도브(그리고 한 명 더)와 타이탄즈라는 팀을 결성했었는데

어떤 이유에서 팀이 해체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시즌 1이 뭔가 아쉽게 종료되었지만

시즌 2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무엇보다...

 

1대 로빈이 나이트윙이 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이 시즌 2를 기다렸습니다.

 

1대 로빈은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서커스 사고로 인해 부모를 잃은 소년을 배트맨이 데려다가 키우고 훈련시킨 그 로빈입니다.

 

이후 나이가 들면서 배트맨과 가장 많은 대립을 하기도 하고,

배트맨의 방식에 의문을 품기도 하고, 뭐랄까 사이드 킥의 조상 같은 분이죠 ㅋㅋㅋ

 

각자 사이드킥에서 정말 매력있고 멋진 오리지널 캐릭터들로 성장합니다

배트맨 하면 아무래도 조커와 싸우는 에피소드들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의외로 정말 재미있는 스토리 라인이 바로 1대, 2대, 3대(나중엔 4대 5대까지) 로빈들이

서로 싸웠다가 도왔다가 하는 배트 패밀리 스토리입니다. (물론 조커도 중요한 역할로...)

 

넷플릭스의 타이탄즈가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1대와 2대 로빈,

딕 그레이슨과 제이슨 토드가 동시에 나오기 때문이죠.

 

딕 그레이슨이 배트맨을 떠나자

배트맨이 새로 영입한 새로운 로빈 제이슨 토드

 

제인슨은 모든 로빈을 통틀어 가장 다혈질에, 사고뭉치,

그리고 가끔은 악당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악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아버지 격인 브루스 웨인과 사형 딕 그레이슨의 마음에 들기 위해 늘 애쓰는

2인자 컴플렉스를 가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타이탄즈 시즌 1에 제이슨 토드가 출연하면서

시리즈의 인기는 더욱더 올라갔고

시즌 2에서 보일 둘의 대립관계도 궁금했...었는데

 

서론이 너무 길었...쿨럭

이제 정말 타이탄즈 시즌 2 이야기를...

 

정작 타이탄즈 시즌 2 티저에는

나이트윙도, 제이슨 토드도 아닌

 

슈퍼맨과 그의 숙적 렉스 루터의 DNA를 섞어 만든 클론,

수퍼 보이(슈퍼 보이)의 등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습니다.

 

뭐...그의 등장이 나쁜 것...은 아닌데

아직 풀어야 할 떡밥이 너무도 많은데...슈퍼 보이까지 나오면 어쩔....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포스터 가장 아래에 우뚝 서있는 닌자 같은 아저씨...

 

 

네, 타이탄즈의 메인 빌런이자

배트맨, DC 히어로들 할 것 없이 다 괴롭히고 다니는

슈퍼 솔져...데스스트로크 입니다.

 

일본도와 총...

데드풀이 따라한 캐릭터이기도 하구요...

 

슈퍼 보이에 데스스트로크 까지?

데스스트로크는 뭐랄까...끝판왕으로 남겨뒀어도 되었을 캐릭터인데

너무 빨리 소비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도 들고

계속 불안해져 갑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시즌 1에서 다루지 못한

"대체 타이탄즈 1기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대한 에피소드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것도 엄청 길어...)

 

알고 보니 팀의 해체에는 리더 로빈의 판단 미스와 데스스트로크가 엮여있고

팀은 해체, 각자 상처만을 안은채 각자의 길로 떠났다...는 이야기를 참 길게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시즌 1의 주인공들...

비스트 보이, 레이븐, 스타파이어의 비중이 현저히 적어지고

(그 와중에도 타이탄즈 오프닝에는 넷이 나옴...)

이들의 에피소드가 진행되다가도 싱겁게 끝나버립니다.

 

동시에 슈퍼 보이가 자아를 찾는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왕좌의 게임에서 조라 모몬트 역으로 나왔던

이안 글렌 아저씨가 나오길래

 

"와...알프레드 잘 뽑았다"...했는데

알고 보니 브루스 웨인이고...(배우는 좋은데 나이가...)

 

시즌 1에는 언급 한번 없던 옛 동료 아쿠아래드 이야기가 나오고...

 

 

갈수록 말 안 듣는

배씨 가문 둘째 반항기 스토리도 보여줘야 하고

 

데스스트로크 아저씨도 계속 과거씬 보여주고...

 

하나를 해결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대부분이 과거씬이고, 캐릭터 소개고,

그냥 막 뒤죽박죽입니다...

이럴 거면 그냥 시즌 1을 타이탄즈 1기 이야기를 하지...

 

그래도 "나이트윙 나오겠지...나이트윙 나오겠지..."하면서 꾸역꾸역 참고 봤는데

(아마 전 세계 팬들도 그랬을 겁니다...)

 

시즌 피날레 13화 제목이 "나이트윙"입니다...(이 개객끼들이...)

 

그래도...오...나온다...나왔다!!!

 

그래! (배우가 좀 어설프지만...) 이게 나이트윙이지!!

가즈아아아아!!!!!

 

 

...정말 짧게...전투씬 한번 나오고 나이트윙 끝...

(이런 시베리안 계산기 니취팔러마 새끼들을 봤나...)

 

하지만 정말 최악은,

마지막 13화에서 모든 걸 다 급하게 해결하려 했다는 겁니다.

한 시즌 20화...아니 적어도 17화 정도 했다면

저 복잡한 이야기도 어느 정도 자연스레 풀었을 텐데

 

갑자기 해결되고, 갑자기 끝나고, 갑자기 죽이고, 갑자기 죽고,

갑자기의 연속입니다.

 

앞서 고담을 시즌 5에서 망쳤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시즌 내내 영화가 아닌 히어로물 드라마의 최고 단점인 "유치함"의 선을 넘지 않으려

정말 많은 노력을 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시즌에서 급 유치해집니다.

 

드라마 플래쉬, 드라마 애로우 둘 다 초반에 재밌다가

갈수록 막장에 유치해져서 보기가 힘들었는데요.

 

고담 시즌 5도, 타이탄즈 시즌 2도...마찬가지입니다.

 

그냥...이렇게 뒤죽박죽 떡밥도 제대로 못 풀고

중구난방으로 캐릭터들 이야기 진행하다가 허무하게 마무리 지을 거면...

타이탄즈가 아닌 "나이트윙" 드라마를 만드는 게 훨 나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쩃거나 이 타이탄즈는

배트맨의 그늘에서 벗어난 1대 로빈이

집 밖은 존내 춥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팀을 만들어 (혼자 초능력 없는 휴먼이라...)고군분투 하는 모습

그리고 리더로서 성정하는 모습을 그리는 드라마일 텐데...

 

시즌 2 마지막까지도

딱히 리더다운 모습 혹은 멋진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어서...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미 타이탄즈 시즌 3가 컨펌되어서...

얘네가 대체 이걸 어찌 살릴 생각인지 궁금해서라도 시즌 3를 또 꾸역꾸역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욕을 하더라도 다 보고 욕하는 스타일이라...)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갑자기 퇴장해 버린 ***가 돌아온다는 (리앙스의) 이야기를

해당 역의 배우가 인터뷰에서 스포 하는 바람에

아주 작은 희망은 갖고 있습니다...하아...

 

 

물론 시즌 2 마지막에

"내가 다음 시즌 메인 빌런이야!!"라고 나오신 분...에 대한 기대가 1도 안되어서... 큰일입니다.

 

넷플릭스 타이탄즈 시즌 3는 2020년 가을에 돌아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발...시리즈 좀 잘 살려줘요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