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새벽에 글을 쓰는 오렌지킹입니다.
며칠 전에 깜짝 선물을 받았어요.
저의 자랑스러운 1번 제자!
옛 서현 나이키 멤버 주현 씨가
나이키 에어 피어 오브 갓 MOC을 선물해주셨습니다.
살까 말까 하다가 때를 놓친 제품이라
더 생각나는 모델이었는데,
마침 요즘 아웃렛에서 가장 핫한 제품이라죠? ㅎㅎㅎ
그런데 이 날 선물을 받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네, 이 제품 촬영하고 리뷰를 안 했었어요...ㅋ;;
2019년 5월에 촬영을 했었는데
10달 만에 늦은 리뷰를 써보려고 합니다.
아웃렛에서 인기 역주행 중인
나이키 에어 피어 오브 갓 MOC(모카신)
오랜만에 그리운 서현 나이키를 배경으로
역주행 리뷰! 시작합니다 :)
(주현 씨! 현미 매니저님! 항상 감사합니다^^)
NIKE AIR FEAR OF GOD MOC
BLACK/BLACK/FOSSIL
AT8086-002
179,000 KRW
옛 사진이지만 참 그립고 좋네요 ㅎㅎ
나이키 에어 피어 오브 갓 목...
여기서 목은 "Moccasin" 모카신의 약자입니다.
모카신은 북미 원주민들(인디언은 잘 못된 명칭입니다)이
사슴 가죽으로 만들어 신던 신발의 이름으로
여러 형태가 존재하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모양은 위 두 종류가 있습니다.
현대에는 로퍼 같은 느낌으로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모카신 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특유의 신발 형태
그리고 앞 코부분의 주름 정도일까요?
아...근데 피어 오브 갓 모카신...은 그 주름은 없고...
전체적인 신발 쉐잎만 따온 것 같군요 ㅎㅎ;;
심플한 형태를 가지면서
발목 부분에는 자석을,
발등 부분에는 벨크로 스트랩을 달고
신발 뒤쪽으로 고무줄과 레이스 락을 이용한 피팅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딱히 힐컵, 서포트 등이 없는 신발이기 때문에
발을 꽉 조여주거나, 운동용으로는 쓸 수 없겠지만
신발 끈을 없애고 아주 심플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거쳐 나온 모델이란 게 느껴집니다 ㅎㅎ
피어 오브 갓의 수장, 제리 로렌조는
나이키와의 첫 미팅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나의 재능(gift)은 색깔놀이가 아니다. 나의 재능은 형태(shape)를 만드는 것"
이후 나이키 측에서 제리에게
요즘 어린 고객들은 우리의 퍼포먼스 슈즈를 잘 신지 않으려 하는데...
어떻게 하면 이걸 (그들이 좋아하도록) 스타일링할 수 있을까? 하고 묻자
"스타일이 문제가 아냐, 형태가 중요한 거지"
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ㅎㅎ
허세가 아니라 실제로 제리 로렌조의 재능은
새로운 옷, 신발을 만드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형 옷 잘 입고, 스타일링 잘하는 건
전 세계가 아는 이야기구요 ㅎㅎ
오버핏 후디,
후디 아래로 내려오는 이너 웨어,
옆트임 된 티셔츠와 스웻셔츠,
레깅스와 반바지,
조거 팬츠,
옆으로 맨 힙쌕 등
오늘날까지도 유행하고 있는
스트릿 패션의 정석을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칸예 웨스트와 함께 일했고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그리고 제리 로렌조의 스타일링이 칸예에게 전해졌고,
이후 Yeezy 의류 디자인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칸예 웨스트가 나이키를 떠나 아디다스로 둥지를 옮기고
처음 나온 새로운 이지,
이지 부스트 750의 디자인을 함께 한 것도 제리 로렌조였습니다.
덕분에, 이지 부스트 750과 에어 피어 오브 갓 1은
어딘가 모르게 닮은 구석이 있죠 ㅎㅎㅎ
이 둘의 차이점인
커다란 스트랩과 측면이 벌어지는 구조는
에어 피어 오브 갓 목이 이어받았습니다.
그리고 어퍼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재봉선은
이지 부스트 350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ㅎㅎ
아마 이 신발이 조금만 더 쿠션이 좋은 신발이었다면,
나이키의 이지 부스트 350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디자인만큼은 상당히 멋진 모델인데 말이죠...
가격도 179,000 원...!!
나이키 x 피어 오브 갓 컬렉션 중에서도 상당히 저렴한 편에 속했고
적지 않은 수량이 발매되었기 때문에 접근성도 상당히 좋았...으나
네...망했어요.
생각보다 인기가 많지 않자...반품러쉬가 이어졌고
나이키 공홈에서도 풀 사이즈로 몇 달간...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공홈에서 세일도 들어갔었는데...
어느 날 공홈에서 모조리 사라지더니...
얼마 후 아웃렛에 등장했죠.
아웃렛에서도... 30%라는 낮은 세일가 때문에
팔리지 않고 먼지만 쌓여가다가...
최근 들어 50% 할인, 몇몇 컬러는 70% 세일을 때리는 덕에
현재는 아웃렛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ㅎㅎㅎㅎ;;;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저도 사실...구매를 망설였던 사람이고
30% 세일에도 움직이지 않았...었기 때문에 할 말은 없네요 하하;;
제가 구매를 망설였던 가장 큰 이유들은
1. 딱딱한 쿠션
2. 반업 했는데도 불구하고 타이트한 발등
3. 소재
...등 때문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같은 날 함께 발매된
에어 피어 오브 갓 레이드에도 좀 밀렸죠...
에어 피어 오브 갓 1처럼 이중 줌 에어...하다 못에 뒷 축 줌 에어가 아닌
180 에어가 들어간 점...인데요
이 조차도 쿠션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데다...
신발 앞쪽 미드솔이 상당히 얇아서
조금 오바하면...
지면의 작은 돌까지도 느낄 수 있...쿨럭
물론, 180 에어,
그리고 나이키의 상징 중 하나인 와플 솔을 재해석한 부분에서
제리 로렌조가 나이키를, 스니커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딱딱해...)
전장 줌 에어 까진 아니더라도...
가격을 조금만 더 올려서
줌 에어 유닛 + 플라이니트 소재를 썼다면 어땠을까...합니다.
하지만!
발매가 179000원짜리 신발이 50%.... 9만 원도 안 되는 현재 가격이라면
이 녀석은 무조건 하나 지르시길 추천드립니다 ㅎㅎ
일단...이 형 신은 거 보세요...
아 왜케 이쁘지;; 실버도 살까....
발목이 살짝 드러나는 조거 팬츠나
끈으로 밑단을 조절하는 바지에 특히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실버...사야겠다...)
그리고 저가형 모델치고 디테일이 참 좋습니다.
평소에는 절대 보일 일 없는 벨크로 안쪽 부분에 스우쉬가 숨은 것,
뒤쪽 레이스 락 부분에 깨알 같은 사이즈의 치어 오브 갓 로고가 들어간 점과
나름 고급스럽게 촥! 달라붙는 자석도 상당히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ㅎㅎ
무엇보다...
이 디자인에 8만 원 대면... 안 신어도 하나 사야죠(음?)
계속해서 가격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ㅎㅎ;;
피어 오브 갓 브랜드가
웬만한 명품 싸다구 날리는 가격의 하이 엔드 스트릿 브랜드이기도 하고
이 제품은 보급형인 "ESSEENTIAL" 브랜딩이 아닌
피어 오브 갓 브랜딩을 가진 제품이기 때문에,
또 오랜만에 피어 오브 갓이 시즌 6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기 때문에!
꼭 추천드리고 싶은 제품입니다.
OVO의 드레이크는 색깔놀이를,
칵터스 잭의 트래비스 스캇은 디테일 업을,
오프 화이트의 버질 아블로 뜯고 붙이고 맛보고(?)를 했다면,
피어 오브 갓의 제리 로렌조는 자신만의 새로운 "형태"의 신발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아티스트, 디자이너의 협업에 있어서
가장 쉬운 것이 색깔놀이,
그다음이 디테일 업,
중급이 재해석/리파인,
마지막으로 가장 힘든 것이
새로운 것, 새로운 디자인을 뽑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스크도 크구요.
결과적으로 피어 오브 갓 x 나이키 컬렉션이
오프 화이트 "더 텐"과 트래비스 스캇의 신발들보다 좋은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제품 디자인 그리고 디자이너로써는 제리 로렌조가 앞으로도 더 롱런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에어 피어 오브 갓 1, 에어 피어 오브 갓 레이드, 에어 스카이론 2 피어 오브 갓,
그리고 에어 피어 오브 갓 목까지... 슛 어라운드만 빼고는 다 갖게 되었는데요.
올 봄/여름에는 이들 중 가장 신기 쉽고 간편한
에어 피어 오브 갓 목을 자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음...거창하게 역주행 리뷰! 라는 이름을 걸었는데
사실...사진만 찍고 리뷰 안 한 녀석들이 몇 개 있는데...
반응이 좋으면 종종 리뷰해보겠습니다 ㅎㅎㅎ
오랜만에 이 시간에 진득하니 리뷰를 썼는데.
역시 뭔가 좋네요 ㅎㅎ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상, 오렌지킹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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