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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column

[칼럼] 스탁엑스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컬렉터스하이의 평범남이자 기사쓰는 남자 장준기입니다. 

오늘은 평소와는 다른 이야기를 좀 풀어볼까 합니다. 


국내의 스니커헤드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계실것 같은데요. 

바로 스탁엑스(스탁스 아니죠. StockX 입니다. )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스탁엑스는 2016년 혜성같이 등장해서 지금까지 왕좌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니커즈 중계판매 플렛폼입니다. 


우선 스탁엑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미국의 스니커즈 리셀문화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아야 할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보다 스니커즈 문화가 빠르게 자리잡은 나라이기도 하고, 리셀 문화도 역시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 잡지인 포브스에 따르면 2017년 리셀 마켓의 규모가 1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하는데요. 

원화로 환산하면 1조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미국의 스니커즈 리셀 문화는 인터넷이 발달하여 이베이라는 플렛폼이 등장하면서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땅덩어리가 워낙 크다보니, 오프라인 거래로는 한계가 있었지만, 

스니커즈 중계 플렛폼을 통해 거리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리셀 문화가 활발해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2016년 스탁엑스가 등장하면서 다시한번 스니커즈 리셀 문화가 바뀌게 됩니다. 




도대체 스탁엑스가 뭐야? 


스탁엑스의 장점을 살펴보자면. 




1. 스니커즈의 다양한 시세 통계 정보


스니커즈의 리셀은 한편으로는 주식과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유행에 따라 가격의 변동이 생길 수 있죠. 

스탁엑스는 그러한 시세가 비교적 정확한 편입니다. 

워낙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하고 있어 구매가격과 판매가격들의 평균값으로 시세의 변동폭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스니커즈 리셀 시세에 대한 여러가지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보니, 

구매자와 판매자가 어느정도의 시세에 대한 감각을 가지고 구매와 판매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세가 현재 스니커즈 문화에서 리셀 가격이 정해지는데 아주 큰 영향을 행사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발매되었던 오프화이트 에어맥스 90 블랙에 대한 시세 정보. 꽤나 많은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




2. 스니커즈 포트폴리오


스탁엑스를 사용하시는 분들 중에도 포트폴리오 기능을 모르실수도 있는데요. 

스탁엑스의 포트폴리오를 사용해보신 분들이라면 참 재미있는 기능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내가 가진 스니커즈들을 포트폴리오에 저장하여 스니커즈 리스트를 관리할 수도 있고, 

내 포트폴리오의 스니커즈 시세들에 대한 다양한 통계 및 시세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포트폴리오 기능은 스탁엑스의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바로 이 포트폴리오 기능이 재야의 숨겨진 고수들을 양지로 이끌어내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스니커즈를 좋아하는 분들 중에는 자신이 가진 스니커즈의 리스트를 정리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판매할 마음이 없는 재야의 고수들이 포트폴리오 기능을 활용해서 리스트를 작성하다 

스니커즈의 시세를 확인하고 판매를 하는 케이스도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죠. 



<내가 가진 스니커즈들의 종합 정보를 통계화하여 보여준다. 물론 스니커즈 리스트도 함께 제공한다.>




3. 다양한 판매/구매 방식과 스탁엑스의 검수


스탁엑스는 이베이와 유사한 판매 방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바로 즉시 판매/구매 방식과 경매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지금까지 스니커즈 중계판매 플랫폼은 즉시 판매/구매 방식만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베이는 처음부터 두가지의 판매방식을 제공했지만, 스니커즈만을 위한 중계판매 플랫폼이라고 하기는 어렵죠.) 

그리고 거래가 체결되었을때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직접 보내는 것이 아닌, 스탁엑스에서의 검수가 완료된 제품이 구매자에게 전달됩니다. 


물론 100% 가품을 구별해내기는 어렵습니다. 

허나 스탁엑스에서 검수를 진행함으로써 사기에 대한 걱정이 절반은 줄어드는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해외(특히 미국)은 대부분 고가의 스니커즈 거래에서 오프라인 거래를 진행할 때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죠. 

한국의 경우 최악의 경우 사기를 당하는 정도이지만, 

해외에서는 실제로 스니커즈 거래에서 폭행을 당하고 제품/돈을 빼앗기거나, 최악의 상황에 목숨을 잃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스탁엑스의 존재로 인해 단순히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네요. 


<다양한 판매/구매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스탁엑스 검수가 완료된 제품에 따라오는 검수완료 택>


이외에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스탁엑스지만 (스탁엑스 광고가 아니기 때문에...)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자! 그럼 과연 한국형 스탁엑스는 성공할 수 있을까!? 



이제 제가 오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좀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스탁엑스의 영향으로 국내에도 스탁엑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플랫폼들이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저의 의견부터 이야기해보자면, "성공하기 어렵겠지만, 성공하려면 열심히 노력해야한다!!" 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 그러면 왜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들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스탁엑스의 존재감


<이제 전세계 스니커헤드들에게 스탁엑스는 하나의 명사가 되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스탁엑스의 소문을 들었고, 사용해보았습니다. 

그리고, 2016년부터 꾸준하게 발전해온 스탁엑스를 보다가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플랫폼을 보게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저도 국내에 서비스되고 있는 플랫폼들을 찾아서 어떤 시스템들인지 확인해보았지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라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디자인은 스탁엑스와 비슷한 스타일로 제공되고 있고, 기능은 풍부하지 못하며, 다양한 시세정보와 통계가 많이 부족합니다. 


선발주자의 무서움이 바로 이런 것인데요. 

일반 사용자들은 당연히 스탁엑스와 비교를 하면서 서비스를 이용할테고, 그 중 상당수가 실망을 하고 돌아서게 됩니다. 

그리고 돌아선 사용자들을 다시 되돌리기는 엄청 어렵습니다. 




2. 스니커즈 커뮤니티의 마켓


<하루에도 매일 수백개씩의 매물이 올라오는 커뮤니티>


국내에는 꽤나 많은 스니커즈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그리고, 패션 관련 커뮤니티도 꽤나 많이 존재하죠. 

이런 커뮤니티에서의 필수 조건 중에 하나는 중고마켓입니다. 

싸이월드 클럽부터 다음까페를 지나 네이버까페까지, 커뮤니티 마켓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존재하는데요. 


매일매일 새롭고 다양한 구매/판매글이 수백개씩 등록됩니다. 

가격대도 굉장히 다양해서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 입맛에 맞는 스니커즈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그리고 대한민국은 면적이 넓은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우편물이 하루만에 배달되는 물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매일 고생하시는 택배기사님들 감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쉽고 편하게 중고마켓에서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고마켓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의 사기범죄에 대해서는 쉬이 해결할 수 없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 되겠죠. 


플랫폼들과의 경쟁만이 아닌 커뮤니티들과도 경쟁을 해야한다는 점이 정말 가장 큰 문제이지 않을까요? 




3. 수수료와 위기대응능력


국내에 서비스되고 있는 스니커즈 중계판매 플랫폼의 수수료는 대략 8~15% 내외인 것오르 알고 있습니다. 

스탁엑스의 거래 수수료(8~10%)와 판매자 수수료(3%)를 추가하고 페이팔의 환율까지 고려한다면 비슷한 수준이 됩니다. 


하지만 스니커즈 판매가격이 커뮤니티의 중고마켓를 이용하는 것보다 조금 높은 편이기 때문에 

구매자로써는 환영하기 어렵고, 판매자는 커뮤니티의 중고마켓과 비슷한 가격을 받는다면 

수수료를 제외하고 더 낮은 금액으로 판매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커뮤니티의 중고마켓을 사용하겠다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굉장히 조심스러우면서도 중요한 사항인 가품이슈가 발생한다면, 

스니커즈 중계판매 플랫폼의 가치는 확연하게 낮아지게 될 텐데요. 

검수가 가장 중요한 플랫폼인데, 검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다면 사용의 빈도수도 낮아지겠죠. 

그에 따른 위기대응능력이 시험받게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데?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스니커즈 중계판매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여러가지 사항들이 고려되어야 할텐데요. 




1. 플랫폼의 사용 이유


아직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플랫폼들을 보았을 때, 

솔직히 스탁엑스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서비스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차별화된 서비스도 하나도 없었구요.


국내에서 스니커즈 중계판매 플랫폼을 만드신 분들께 질문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왜 제가 당신의 플랫폼을 사용해야햐죠?'


아마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어느정도는 예상이 되는 답변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답변들은 제가 플랫폼을 사용해야할 타당성을 제공받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확신하냐구요? 98%정도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제가 플랫폼들을 둘러보면서 아쉬웠던 점들은 

모든 플랫폼이 오로지 스니커즈의 구매와 판매라는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니커즈 중계판매 플랫폼이니까 구매와 판매에 초점을 맞추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내가 왜 여기에서 구매를 해야하고 판매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제공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플랫폼의 기능이 거의 비슷합니다. (검수하시는 분도 똑같은 분이시고...) 


그렇다면 지금 구매와 판매 프로세스만이 아닌 

무언가 스니커헤드들을 모을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신발증정 이벤트는 안됩니다. 너무 단발성이예요.) 


플랫폼 내에 커뮤니티를 만든다던가, 재미있는 글들을 제공한다던가(예시입니다.)하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있으면 분명히 다른 플랫폼들 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겠죠. 




2. 구매자와 판매자 타켓 설정


아마도 스니커즈 중계 플랫폼을 사용하는 분들은 대부분 현금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구매자들이라면 성인이겠죠? 


그러면 생각을 좀 해볼까요? 성인인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스니커즈가 무엇인지? 

물론 최신 유행하는 청키슈즈나 이지같은 스니커즈들도 좋겠지만, 

그들이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스니커즈들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같이 30대 이상의 스니커헤드들은 

청소년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스니커즈를 구매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그런 구매자층을 하나의 타켓으로 설정하여 

그들이 추억할 수 있는 스니커즈를 판매하는 판매자들을 섭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3. 끊임없는 벤치마킹


선발주자가 업계를 주도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그렇죠. 

하지만 그렇다고 후발주자들이 업계를 주도한 경우는 없었을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 모두 알고 계실겁니다. 


스탁엑스도 이베이(ebay), 그레일드(Grailed), 고트(GOAT)에 비하면 아주 늦게 시작된 후발주자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아시다시피 지금은 업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후발주자인 스탁엑스는 어떻게 왕좌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요? 

다름 아닌 판매되는 스니커즈의 확보입니다. 

판매되는 스니커즈의 종류와 양이 많을수록 사용자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그러면 스탁엑스는 스니커즈 확보를 위해 어떤 전략을 펼쳤을까요? 

바로 판매자들에게 꾸준히 여러가지의 혜택을 제공하였습니다.

많이 팔면 많이 팔수록 수수료가 낮아진다던가, 처음 판매할 때 수수료를 엄청 낮게 받는다던가 하는 식의 혜택이죠. 


사실 국내 스니커즈 중계 플랫폼에서도 이러한 혜택들은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스니커즈들의 확보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외에도 어떠한 방식으로 국내 업계를 주도할 수 있을까요? 

업계 선구자인 스탁엑스를 끊임없이 벤치마킹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많은 스니커즈들을 확보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을테죠. 

대신 국내 실정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말로는 쉽게 할 수 있는 차별화 서비스라고 생각하시나요? 정말 쉽게 차별화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니커헤드들의 보물창고에 고이 모셔둔 스니커즈들을 여러가지 이벤트와 혜택으로 유혹해서 확보하면 어떨까요? 

물론 유혹하는 방법은 저도 모르겠어요. :)


마지막으로 스탁엑스는 경쟁자가 아닙니다. 외국기업이잖아요. 




마치며...



분명히 스니커즈 중계판매 플랫폼이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입니다. 

그만큼 국내의 스니커즈씬이 확장되었고, 스니커즈문화가 활성화 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죠. 


다만 2013년부터 시작된 스니커즈의 열품으로 

스니커즈씬이 급성장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가면서 스니커즈씬이 확장되어갈 때 

스니커즈 중계판매 플랫폼들도 함께 굳건히 스니커즈문화 중 하나의 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컬렉터스하이에서 평범을 맡고 있는 장준기였습니다.